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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건축 ESG 개발 사례

영국 최초 탄소중립 친환경 주거단지 'BedZED', 전세계 사람들이 이곳을 주목하는 이유는?

 

영국 최초 친환경 주거단지, 베드제드(BedZED)

2000년 초 영국 건축업계의 이슈는 '에너지'와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이었다. 어떻게 하면 환경 친화적으로 건축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던 때였다. 정부의 주도로 건축산업계와 학계는 실제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그 해결책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영국은 이미 20년 전부터  지구 온난화의 주원인이 우리 인간들의 잘못된 소비 행태와 산업 활동 때문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건축산업의 발달로 인한 화석연료 사용의 증가로 천연자원이 고갈되고 있다는 사실도 깊이 인식하기 시작했다. 건물의 냉난방을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원의 40% 정도를 화석연료를 사용해 왔기 때문에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의 양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이로 인한 환경오염은 이미 우리 주변의 생태계까지 빠른 속도로 파괴하고 있다. 세계야생생물기금(WWF)은 2년마다 자체 발행하는 《리빙 플래닛 리포트(Living Planet Report)》라는 지구 환경 보고서를 통해 지구의 건강 상태를 측정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보고서가 업데이트될 때마다 천연자원의 소비와 그로 인한 오염 수위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지구상에 있는 동·식물군의 종류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리빙 플래닛 리포트는 각국의 천연자원 소비에 대한 비율을 측정해서 생태계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니터링 결과를 통해 전 세계에 발 빠른 친환경 정책 수립에 대해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 한 전문가는 "영국에서 현재 소비되는 천연자원과 이산화탄소의 방출량 같은 비율로 세계 다른 나라들이 소비한다면 3개의 지구가 더 필요할 것입니다."라고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이것은 오늘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23년 전의 경고다. 그로부터 23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지구는 어떤 모습인가? 지구 3개를 다시 만들어 낼 수 없다면 지켜야 할 것 아니겠는가! 

Living Planet Report 2022

2022년 리빙 플래닛 리포트에서는 '현재 우리는 이 지구 상에서 수백만 개의 식물과 동물 종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으며, 세계 산호의 절반을 잃었으며, 매 분마다 27 개의 축구장 크기만큼의 숲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 지구에는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며 이런 심각한 상황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2000년 초와 상황이 달라진 게 없다는 의미다. 

오늘 소개할 베드제드(BedZED) 친환경 주거단지는 2006년에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국내 주택잡지에 기고 했던 내용이다. 20년이 지난 지금 다시 그 내용을 소환하는 이유는 리빙 플래닛 리포트에서 경고하는 우리 지구가 처해있는 상황이 무섭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기 때문이다. 건축산업에 종사하는 나라도 경각심을 갖기 위함이다. 친환경 건축 개발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하게 느껴지는 때를 우리는 지금 살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건축산업과 지구의 환경 오염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2000년 초부터 왜 영국 정부와 기관, 사기업들은 환경 친화적 개발에 관심을 기울였을까? 이 부분에 대한 의문점을 베드제드 주거단지를 통해 조금이나마 풀어보려고 한다. 우리는 하루 중 몇 시간이나 실내에 머물까? 액티브 하우스 얼라이언스(Active House Alliance)의 조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성인의 경우 평균 80%, 어린아이는 90%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낸다고 한다.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실내에서 보낸다. 갑자기 실내에 거주하는 평균 시간을 얘기하는 게 지구의 환경오염과 무슨 관련이 있다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분명히 관련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모든 천연자원의 절반 이상이 건축산업에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구글링을 조금만 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럼 그 천연자원을 사용해서 무엇을 하는가? 바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그 에너지의 40퍼센트 이상은 건물의 냉난방과 조명, 환기를 위해 사용된다는 사실이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건물의 실내에서 보내는 우리는 알게 모르게 상당량의 화석연료 에너지원으로부터 혜택을 받으며 지내고 있다.  

자료: 국제에너지기구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건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체 산업 중 38%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건물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일 수 있다면 어떤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까? 

영국의 주거용 건물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영국 전체 방출량의 27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높다. 에너지 효율이 우수한 건물을 일찍부터 개발하고 발전시켜 온 덴마크나 독일과 비교할 때, 영국은 이 부분에 있어 미흡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영국의 공공기관과 사기업, 개발 업체들은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서로 협력하여 환경 친화적 개발 프로젝트를 정책적으로 육성 발전시키고자 노력해오고 있다.

사진: 영국의 Brown Fields 현황, National Housing Federation

잉글리시 파트너십(English Partnership)의 '밀레니엄 커뮤니티(Millennium Communities)' 프로그램은 영국 정부의 환경 친화적 개발 의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그 내용은 영국 전역에 산재한 브라운 필드(Brown Field)-현재는 가동이 중단된 산업·공업지역의 부지- 중 7곳을 선택해 정부와 사기업이 공동 출자 형식으로 자금을 모아 환경 친화적인 주거지로 재개발해서 일반인에게 분양하는 것이다.

사진: CPRE, 127세대 친환경 주거단지로 탈바꿈 중인 Brown field

2018년 기준 영국의 브라운필드는 17,000여 곳으로 면적은 27,000헥타르였다. 

환경 친화적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의 의미는 무엇일까? 영어 Sustainable은 '지속될 수 있는, 지속 가능한'이란 사전적 의미를 갖는다. 건축에서는 주로 환경과 연관을 지어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는', 또는 '자원을 고갈 없이 이용할 수 있는'이란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일반인들은 친환경 개발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2006년  영국의 한 조사기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친환경 개발에 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친환경을 대표하는 단어를 묻는 항목에서 '재활용'이 17퍼센트로 가장 많았고, '환경'(15%), '안전한 미래 보장'(11%), '에너지 효율'(7%) 순으로 나타났다. 또 친환경 개발을 향상하기 위해 관련 업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묻는 항목에서도 '재활용을 늘려야 한다'가 20퍼센트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17%), '업계 스스로 의무감을 가져야 한다'(14%), '친환경에 대한 의식을 향상시켜야 한다'(14%) 순으로 답했고, 기타 의견으로 더 많은 교육이 필요하다, 더 나은 자재를 사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설문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영국인들 상당수는 '재활용'을 통해 환경 친화적인 개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었다.

사진: RSA, 그리니치 밀레니엄 빌리지

2000년 런던에서 개발을 시작해 입주를 끝낸 '그리니치 밀레니엄 빌리지(Greenich Millennium Village)'와 '베드제드(BedZED)'는 정부와 사기업 주도로 이루어 낸 환경 친화적 주택단지 개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특히 베드제드의 경우는 성공적인 단지 개발 사례를 벤치마크(Benchmark) 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연간 1만 명이 찾아올 정도로 그 유명세가 대단하다.

여기에서는 두 단지의 개발 사례를 통해 각각의 건축물이 어떠한 개념을 갖고 기획·디자인·개발됐으며, 어떻게 환경 친화적으로 접근했는지 또한 영국인들이 친환경 개발을 할 때 무엇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교훈으로 삼아 우리나라 주택단지 개발에도 좋은 자료가 됐으면 한다.

그리니치 밀레니엄 빌리지(Greenich Millennium Village)

그리니치 밀레니엄 빌리지(GMV)는 영국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7곳의 환경 친화적 단지 조성을 위한 '밀레니엄 커뮤니티' 프로그램 중 첫 번째 프로젝트로 스웨덴 건축가 랄프 어스킨(Ralph Erskine)이 마스터플랜을 책임졌다. 새로운 방식의 계획과 디자인으로 건축될 주택은 환경적인 삶의 방식을 추구하도록 기획됐다. 2004년 '주택빌더연합'의 올해의 'Sustainable New Homes Award' 수상을 시작으로 30개 이상의 주택, 에너지, 환경 관련 상을 수상함으로써 더욱 유명해졌다.

사진: Switch2, 그리니치 밀레니엄 빌리지 항공뷰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가스시설 단지였던 이 부지는 런던 외곽에 위치하고 있다. 전체 부지 크기는 32에이커(약 130,000㎡)이며, 단지는 4 구역으로 나눠서 단계별로 공사가 이루어지도록 계획되었다. 총 2520세대가 들어서는 이 프로젝트는 2000년에 공사를 시작해서 지금은 공사를 완료해 입주를 마친 상태다.

 

단지의 특징

다양한 형태와 크기·높이가 다른 건물군은 경쾌한 리듬감을 주며, 강한 원색(빨강·파랑·녹색 등)을 사용해서 전체적으로 강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또한 넓고 사방이 트인 녹지대, 야생 동·식물을 위한 생태지역 그리고 레크리에이션 시설이 단지 내에 자리 잡고 있다.

GMV가 환경적인 측면에서 야심차게 기획했던 몇 가지 중 하나는 단지 내에서 자동차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한 것이다. 1, 2 구역의 주차장은 방문객을 포함해 가구당 1.25대만 주차하도록 공간에 제한을 두었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 안에 자동차 사용률을 최대 25퍼센트까지 줄이겠다는 것이다. 주차장은 지하에 숨겨져 있으며 지상은 보행자를 위한 거리로 조성했다.

사진: london.gov.uk, 단지 내부에 차가 보이지 않는 그리니치 빌리지 모습

주목할 만한 것은 주택과 주차장이 별도로 판매된다는 점인데 주차장을 소유하려면 한화로 약 3,00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주차장을 원하지 않는 구매자는 더 싼값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는 옵션을 두고 있다. 주차장에 비싼 가격을 책정한 이유는 차량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차량이 줄어들면 단지 내 대기 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차장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단지와 시내를 잇는 우수한 대중교통시설이 갖춰져 있다. 그리고 상점이나 커뮤니티 시설도 인접해 있기 때문에 이런 정책이 가능하게 되었다.

열과 힘의 공존 방법(Combined Heat and Power : CHP)을 이용한 발전 시스템은 이 단지에서 가장 혁신적인 부분 중 하나다. 기존의 전기와 열을 공급하는 방식에 비하여 운용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면에서 효용성을 높일 수 있다. 즉, 열로부터 얻은 '폐기' 에너지를 사용하여 추가적인 연료 소모 없이 발전 가능하도록 했다. GMV는 이러한 발전 시스템을 도입하고, 향상된 단열재를 건물에 적용함으로써 주요 에너지 소비율을 65퍼센트까지 감축시켰다.

베드제드(Beddington Zero Energy Development)

런던 남부에 위치한 '베딩톤 제로 에너지 디벨롭먼트(Beddington Zero Energy Development)' 주택단지는 석탄, 석유 등의 화석에너지 사용을 배제하고, 목재와 태양전지 같은 친환경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단지 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한 감축하도록 계획됐다. '화석에너지 제로(Zero) 타운'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베드제드(BedZED)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이 단지는 혁신적인 기술과 건축의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실용적이고 친환경적인 도시 생활을 즐기도록 하면서 에너지 효율이 우수한 주거 공간(82세대의 플랏과 타운하우스)과 재택 근무자를 위한 사무 공간(2500㎡)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유치원과 유기농 카페, 상점 그리고 운동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전체 면적 16,500제곱미터의 단지 부지는 가동이 중단된 오수처리시설이 있던 곳(브라운 필드)인데, 이것을 2000년에 개발하기 시작해서 2002년에 공사를 마쳤다.

모든 세대를 남향으로 배치해 햇빛을 최대한 이용하도록 배려했다. 고밀도 주거를 가능하게 하면서도 녹지와 오픈 공간을 최대한 갖추도록 계획했고 지상에 위치한 세대와 2, 3층 세대까지도 옥상정원 또는 옥외 발코니를 통해 외부와 접하도록 했다.

친환경 개념도

엔지니어 설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영국 회사 'ARUP'가 계획한 친환경 개념도는 베드제드의 환기시설, 태양열 전지판, 자가 발전소를 통한 에너지 전략과 함께 빗물, 오·하수가 어떻게 재활용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친환경 개념도에서 보듯이 베드제드는 빗물과 오·하수에서 정화된 물을 화장실과 옥상정원의 관수용으로 재활용하고, 화장실에 물 절약 변기(Low flush)와 수도꼭지를 설치해서 물 소비를 크게 줄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태양열 전지판, 특수 제작된 환기 굴뚝 그리고 목재 찌꺼기를 연료로 하는 자가 발전소를 설치, 운영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와 환경 오염의 주범인 가스 배출량을 줄이도록 계획했다.

 

환기와 단열


베드제드의 심볼과 같은 닭 볏 모양의 굴뚝을 통해 모든 건물은 자연 환기되도록 계획됐다. 특수 제작된 환기 굴뚝은 건물 내부 온도 조절의 핵심 역할을 한다.

베드제드의 자연환기를 위한 굴뚝 장치

모터나 전기 장치 없이 작동되며 미세한 바람까지 감지하여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실내로 공급하면서 공해가 발생하지 않는 그린 에어컨의 역할을 한다.

베드제드의 단열시스템을 보여주는 벽체 단면


건물의 단열은 에너지 소비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배출량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외벽과 지붕 구조벽에 적용된 베드제드의 '슈퍼단열(Super-Insulation)' 전략은 건물 자체의 에너지 소비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내고 있다. 두께가 300밀리미터인 단열재를 외기에 접한 모든 부분에 사용해서 열 손실을 줄이고, 햇볕이 잘 드는 남향에 전면창을 설치해서 건물 안으로 최대한 빛이 들어오도록 했다.

에너지원

베드제드는 화석에너지 제로 타운이라는 이름에 맞게 자체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모든 건물 위에 설치한 태양열 전지판은 낮 시간대에 최고 309 kwp의 청정 전기를 생산해 내며, 이로 인해 매년 2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또한 단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발전소(Combined Heat and Power)에서는 목재 찌꺼기와 같은 나무를 때서 발전시키며 이를 통해 더운물과 전력을 주택에 공급하고 있다.

 

그린루프(Green Roof)


베드제드의 건물을 포함한 거의 모든 수평면은 야생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도록 계획됐다. 야생 생물은 먹이, 물, 쉼터와 숨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베드제드의 '그린루프' 시스템은 지붕 표면에 특수 식물을 심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공간에서 새와 곤충 등의 야생 생물이 도심 속에서도 인간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독일 전역에서는 이미 많은 건축물이 '그린루프'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으며, 이 방법은 일반 건축물에 비해 환경에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통수단



도심지의 환경 오염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가솔린을 연료로 하는 차량의 사용과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베드제드는 거주와 사무공간을 단지 내에 공유시킴으로써 출·퇴근에 필요한 자가 차량의 운행을 최소화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극대화하도록 했다. 특히 개인적으로 차량이 필요할 경우 사전 예약을 통해서 렌터카 개념의 공동 차량(Car club)을 이용할 수 있다.

30분을 이용하던 하루를 이용하던 이용한 만큼의 비용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차량 유지비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거주자는 가솔린과 LPG 또는 LPG와 전기 겸용 자동차를 선택해 사용하면 된다. 단지 주차장은 세대당 1대 꼴인 총 84대만 수용하도록 계획됐다. 따라서 모든 도로는 보행자와 자전거 통행자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두 단지의 실제 사례를 통해 우리의 거주 공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조금이나마 인식하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준비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인간의 잘못된 소비 행태에서 야기된 환경오염으로 지구는 예전에 비해 점점 더 몸살을 앓고 있다. 영국은 이미 20년도 훨씬 전부터 정부를 중심으로 개인에서부터 기업에 이르기까지 환경 친화적 개발을  적극 장려하고 홍보해오고 있다. 그것을 통해 현재보다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였다. 앞에서 소개한 두 사례가 환경 친화적 주택단지 개발의 완벽한 모델이라고는 감히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정부와 민간이 '친환경 개발'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세우고 상호 협력과 노력을 통해 좋은 결과를 내는 영국인들의 모습은 현재 탄소중립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는 정부와 국내 건축산업계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